자신을 위한 처방전 - 나를 위한 심리학.
Posted 2007/11/25 11:17, Filed under: 반영
#
사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엉켜진 문제들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거의 모든 문제에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의 당사자는 바로 자기 자신 - `나` 이다. 그 중요한 당사자에 관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지식의 양만큼 자신에 대해서 맹점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인간 관계가 행복해지는 나를 위한 심리학>(줄여서 나를 위한 심리학)은 자신의 시선에서 보이지 않는 "눈안의 들보"의 맹점을 비춰주는 거울 같은 책이다. 심리 테스트와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자신의 성향을 파악한 후에,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대로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여러가지 심리 사례로 분류해준다. 사례 중에는 유명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것으로 유명인과 일체감을 느끼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 (6장 : 오지랖 넓은 마당발이 되려면 ; 영광욕의 심리) 처럼 익숙한 것도 있고, 자신도 모르게 행하고 있었던 실패를 위한 변명 만들기 (5장 : 일부러 불리한 조건 만들어 두기 ; 셀프 핸디캐핑의 심리) 처럼 생소한 사례도 있다. 책은 이런 심리들을 심리학의 용어와 이론들을 통해서 알기 쉬운 구조와 모델로 바꾸어 둔다. 그리고 그러한 의도로 행한 일들이 실제로는 어떤 결과를 불러 오는지 간결하게 설명 해준다. 자신의 보호와 자존심 유지를 위해, 혹은 좋은 사회관계를 위해 했던 행동들이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부작용을 불러온다. 책은 부정적인 결과를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처음 의도했던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일러준다.
책의 후반부에는 재인식을 통해서 알게된 자기 자신의 상으로 어떻게 사람들과 교감하며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할지를 일러준다. 마땅한 도덕이나 윤리의 면에서 훈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테스트를 통해 매겨진 점수로 측정된 자기 모니터링 Self-Monitoring 지수의 고하에 따라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의 본성에 맞고 주변에 오해를 부르지 않게 해주는 지 알려준다.
무리없이 잘 짜여진 본문의 조망과 전공지식을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풀어준 저자 덕분에 책의 내용은 부담없는 분량과 친근한 눈 높이를 유지하고 있다. 연필과 종이를 가까이에 두고 휴일 오후에 차를 마시면서 읽어 나간다면 한나절 정도면 충분히 일독을 마칠 정도이다.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사실들의 명쾌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어느 사이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스며든다.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저자의 에필로그의 이야기처럼 "알고보니 별것 아니고, 약간만 생각을 바꾸면 나도 잘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목적으로 한 책이기에 이런 존재감이 가능했으리라. 한 번 꼼꼼히 읽어보고 그대로 살아가다가, 잊을만하거나 점검할 때 한 번씩 읽어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인생에 큰 전환점은 흔하지 않고, 사실 수많은 작은 전환점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하나의 전환점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어보인다.
ps. 사실 정말로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저자 이철우님의 블로그인 Umentia 에 실려있다. RSS에 추가해 두고 일상을 향해 던지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각의 심리학의 세계를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울하고 머리아픈 남의 이야기에 빠져서 현실을 잊는 것보다는, 자신을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길잡이를 접해보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일 일것이다.
이렇게 좋은 책을 접할 기회를 마련해 주신 태터앤미디어측에도 감사를. :)